'디지털 세대'에게 문해력 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What would be the education in Australia for the new decade? Source: Getty Images
"디지털 세대를 위한 '미디어 문해력' 교육에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학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과 디지털 기반 기기들이 어느덧 일상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하면서, 이제는 ‘디지털 세대’라는 말도 옛말이 되었는데요. 요즘 어린 아이들은 책을 읽으면서도 화면을 터치하듯 종이를 터치해 넘기려고 하거나, 모바일 휴대전화로 영상을 찾아서 시청할 정도로 디지털 기술에 대한 친숙도가 아주 높은 것을 심심찮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접하는 기술의 수준은 높아지는데, 과연 기술로 접하는 정보의 질은 어떻게 판별할 수 있을까요? 기술 발달과 더불어 미디어 문해력 교육에도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수민 리포터와 함께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미디어 문해력이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개념인가요? 일단 미디어를 읽고 쓰는 능력 정도로 이해가 되는데요.
리포터: 네 그렇습니다, 미디어를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능력으로 보시면 될 것 같은데요. 이제 글로 쓰고 사전을 찾는 시대는 지났고, 검색 엔진에 쉽게 단어를 넣어서 정보를 찾거나 아니면 이제는 AI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 친구에게 하듯 손쉽게 디지털 기기에게 말로 물어볼 수도 있는 상황이라, 정말 아이들이 접할 수 있는 정보의 양 자체가 차원이 달라진 상탭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보를 올바르게 선별하고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줘야 한다는 것이 미디어 문해력을 둘러싼 시각의 주요 골자입니다.
진행자: 그렇죠. 사실 90년대만 해도 컴퓨터가 각 집마다 있는 경우가 드물었는데요. 정보는 책에서 얻거나, 어른들에게 물어봐서 얻거나, 혹은 신문을 통해 얻는 방법이 있었는데, 생각해 보면 이런 것들은 모두 다 한 번 이상의 정제 과정을 거쳐서 나오는 가공된 정보네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클릭 한 번으로도 무한한 링크와 이미지가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반대로 정보 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는데요. 정보의 문턱이 낮아졌다는 점에서 공평한 접근성이 제공돤다는 장점도 있지만, 반대로 무분별한 정보를 구분없이 수용할 경우에는 오히려 질적으로 저하되거나 올바르지 않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존재하는 거죠.
진행자: 실제로 현재 청소년들이 이런 온라인 소스나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해서 정보를 얻는 정도는 얼마나 되나요? 의존성이 매우 높을 것이라고 예상은 됩니다만 실태가 궁금하네요.
리포터: 네, 한 연구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으로 8세부터 16세까지의 청소년 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요. 흥미로운 점이, 무려88퍼센트의 청소년들이 최소 한 개 이상의 소스를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스로는 가족을 통해 직접 듣거나, 텔레비전, 선생님, 친구, 소셜 미디어, 웹사이트 등이 꼽혔는데요. 가족을 통해 뉴스를 접한다는 비율이 54%로 가장 많았고 그 외에는 20~30%대로 고른 분포를 보였습니다. 신문을 직접 구독하며 뉴스를 본다는 비율인 고작 4%로 가장 낮았습니다.
진행자: 정말 다양한 곳들로부터 뉴스를 접한다는 이야기네요. 예전에는 뉴스 하면 신문을 생각했는데, 이제 시대가 정말 달라졌습니다. 주목할 만한 포인트는 뉴스를 소위 말하는 SNS, 즉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접한다는 응답도 많았다는 점인데, 이런 미디어에서 공유되는 뉴스가 검증되었다고 볼 수 있을까요?
리포터: 네, 무려 응답자 중 29%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접한다고 답했는데요. 청소년 3명 가운데 1명은 신문이나 티비가 아닌 SNS로 세상 돌아가는 정보를 얻는다는 뜻이 됩니다. 이게 단순한 사용률이 아니라 해당 매체를 통해 객관적 정보인 뉴스를 본다고 답한 비율이라는 점에서 놀라운 수치인데요. 해당 연구에 따르면 이는 2017년에 실시한 같은 조사에 비해 7% 증가한 수치라고 합니다. 점점 더 많은 학생들이 뉴스를 보는 수단으로 SNS를 활용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나이별로 나눠 보면, 13세 -16세의 청소년들 가운데는 무려 절반 정도인 43%가 소셜 미디어로 뉴스를 접한다고 답했고, 8세 -12세 어린이들은 15%로 나타나, 사실상 하이스쿨 청소년들에게는 거의 주도적인 매체가 SNS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실 소셜 미디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SNS 같은 경우는 매우 친목이나 개별 관심사 위주로 돌아가는 매체인데요.
다시말하면 객관적으로 모든 뉴스에 공평하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팔로우하거나 아니면 친구들이 많이 보는 뉴스 위주로 정보에 노출될 확률이 매우 커진다는 뜻이 되죠.
리포터: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보의 객관성을 제대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도 사실상 부재한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 사실 어른들의 경우야 어느 정도 분별력을 가지고 정보를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진 경우가 많은데, 문제는 이런 어린 학생들의 경우는 이러한 판단력이 부족하고 본인만의 시각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라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편향된 정보에 노출될 경우에는 궁극적으로 장기적인 교육적 관점에서 학생들의 가치관 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보도일자 2020.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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