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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W 교육부, HSC 시험서 ‘수리’시험 의무화

17년만의 교육 개편 계획... ‘읽고 쓰기’ 과목 포함



NSW 주 하이스쿨 학생들이 앞으로 대학입학 능력 시험인 HSC를 치르기 위해서는 9학년 때 ‘읽고 쓰기’(literacy)와 ‘수리’(numeracy) 과목 시험을 의무적으로 통과해야 한다.

이는 17년만의 대대적인 교육 개편안으로 모든 학생들에게 적용될 예정이며, 이로 인해 하이스쿨 학생들의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험은 현 8학년 이하 학생부터 적용된다.

금주 화요일(19일), NSW 교육부 애드리안 피콜리(Adrian Piccoli) 장관은 이 같은 내용의 의무 시험 시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번 개편은 HSC 부정행위를 엄중 단속하고, 수학의 난이도 조정과 새로운 과학 과목 도입에 따른 교과과정 변화에 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9학년 학생들은 읽고 쓰기와 수리 능력이 일정 수준에 도달해야 HSC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이 같은 전면적인 개편으로 학교에서의 과제나 시험은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14세(9학년) 학생들은 NAPLAN(National Assessment Program–Literacy and Numeracy) 평가에서 ‘밴드 8’(band 8)에 해당하는 수준을 갖춰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게 됐다. ‘밴드 8’은 상위(밴드 10)에서 아래로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9학년까지 새로운 의무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학생들은 전체 50%인 약 4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이들은 HSC가 끝날 때까지 혹은 학교를 마치고 5년까지 이 의무 시험을 계속 볼 수 있다.

피콜리 장관은 “HSC는 때가 되면 치러야 하는 시험이 아닌,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이제 시험장에 나타나 자기 수험번호만 쓰고 나가는 학생들에게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험 개편안으로 향후 HSC에서 점수를 받기 어려운 학업 성적의 학생들이 기본적인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채 12학년을 마치고 호주대학입학순위(ATAR: Australian Tertiary Admissions Rank) 랭킹을 얻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피콜리 장관은 이번 개혁안에 대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다”고 강조하며 “이는 특히 고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또한 이들의 능력 향상을 위한 것으로, 이들의 성적이 기대치에 못 미쳐 NSW 주의 문제점이 되어 왔다”고 덧붙였다.

NSW 상공인회의 한 관계자도 “(9학년을 마치고) 상공업 분야로의 진로를 선택한 학생들은 자신들이 읽고 쓰기와 수리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말하고 있으며 실제로 일부 학생들은 기본적인 지식조차 모르는 경우가 있다”면서 “학생들이 학교에서 기본을 다지는 것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체리부룩 기술 고등학교(Cherrybrook Technology High School)에 다니는 12학년의 한 학생은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의 많은 기대 속에서 자랐는데, 이번 시험 도입으로 하생들은 또 하나의 기대치를 안게 됐다”며 “그러나 나는 이러한 스트레스로 인해 남보다 더욱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번 의무시험 시행으로 에세이 시험을 위해 무턱대고 외우는 일이 줄어들 것이고, 집과 학교에서 해야 하는 과제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번 개혁이 HSC에서 만연하는 부정행위를 없애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에세이를 타인으로부터 구입해 단지 시험을 위해 베껴 쓰기도 하는데, 이는 진정한 시험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피콜리 장관은 “최소한의 읽고 쓰기 능력과 수리 수준이 진정한 학생들의 실력을 입증하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관은이어 “이것이 더 이상 학생들의 에세이를 부모나 인터넷이, 혹은 가정교사가 대신 써주는 일이 없도록 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2019년부터 학생들은 처음으로 기본 학과인 익스텐션 과학(extension science project)을 이수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수학 시험의 난이도를 조정할 예정이다. 이는 실력 있는 학생들이 ATAR의 높은 랭킹을 위해 일부러 HSC 시험과목을 어드밴스드 수학이 아닌, 레벨이 낮은 일반 수학을 선택하는 폐단을 막기 위한 것이다.

한편 NSW 주 교사협회(NSW Teachers Federation)는 이번 시험 개편안이 제대로 수행되기 위해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협회는 “모든 학생들의 읽고 쓰기와 수리능력 수준을 기대만큼 올리려면 곤스키(Gonski) 개혁안의 지원금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곤스키 개혁안은 학교의 시스템과 관계없이 학생 수를 중심으로 재정지원을 하는 것으로, 줄리아 길라드(Julia Gillard) 노동당 정부 당시 6년간의 연방 정부 예산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피콜리 장관은 곧 사이먼 버밍엄(Simon Birmingham) 연방 교육부 장관에게 마지막 2년 동안에도 곤스키 예산 지원을 해줄 것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