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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권 자녀들, 셀렉티브 스쿨 입학 경쟁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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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권 자녀들, 셀렉티브 스쿨 입학 경쟁 가세
- 사교육 열기 확산 제임스 루스 비영어권 입학률 저하

지난 2010 셀릭티브 스쿨 입학시험 합격자의 53%가 비영어권 출신 이민자 자녀이며 이들 대다수가 사설학원에 다녔다는 공식 통계가 발표되면서 국내 전체 교육계에는 ‘사교육 공방’이 거세게 펄 쳐진 바 있다.
 3년이 지난 지금은 사교육 열풍이 영어권 학생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은 최근 발표된 제임스 루스 등 명문 셀렉티브스쿨 입학생 가운데 비영어권 출신 학생의 비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촉발됐다.
 호주 최고의 명문 중고등학교이자 가장 높은 아시아 학생 분포를 보여온 시드니의 대표적 셀렉티브 스쿨  제임스 루스의 입학생 가운데 비영어권 출신 학생 비율이 최근 2년 동안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제임스 루스 중고교의 경우 지난 2009년부터 2010년 사이 7학년 입학생의 94%에서 최대 96%가량이 비영어권 출신 학생들로 파악된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높은 분포도는 2011년 83%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79%로 추가 하락했다.  제임스 루스 외에도 시드니 걸스 하이 등 상당수 명문 셀렉티브 스쿨 대부분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노스 시드니 보이즈와 비컴힐즈 하이스쿨의 경우 비영어권 출신 입학생들의 비율이 오히려 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사실은 뉴사우스웨일즈 교육부 통계자료에서 나타났다.

“사교육, 더 이상 아시아 학생들의 전유물 아니다”

이번 통계자료와 관련해 이 분야의 전문학자인 UTS의 크리스티나 호 교수는 ‘제임스 루스 등 명문 셀렉티브 스쿨에 영어권 출신 자녀들의 수가 증가한 것’이라면서 ‘그 이유는 영어권 자녀들도 사설 학원 등 사교육을 받는 경우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크리스티나 호 교수는 ‘솔직히 사설학원 등의 사교육이 더 이상 아시아 학생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은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현실이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이제는 학원 등의 사교육을 받지 않고 명문 셀렉티브 스쿨에 입학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면서  ‘이런 이유로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스펙트럼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 교수는 그러나 ‘이는 개인적 견해일 뿐 더욱 자세한 내용은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리스티나 호 교수는 지난 2011년 뉴사우스웨일즈주 내의 학교별 출신 성향 분석 논문을 발표해 학계의 큰 관심을 촉발시킨 바 있다.
 당시 논문에 따르면 성적이 우수한 명문 셀렉티브 스쿨의 경우 중국계 출신 자녀 등 아시아 출신 이민자 자녀들의 구성비가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명문 사립학교의 경우 재학생들의 문화적 다양성이 현저히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즉, 노스 지역 명문 사립학교의 경우 비영어권 출신 자녀의 비율이 전체의 1%에도 못 미쳤는가 하면 시드니 서부 지역의 한 공립학교의 경우 전체 재학생의 99%이상이 비영어권 출신 이민자 자녀들로 파악된 바 있다.
 당시 연구 결과에 대해 호 교수는 ‘이민자 자녀들의 구성비가 높은 학교일수록 영어권 학부모들의 기피 현상이 두드러졌고, 이 때문에 학교별 학생 분포도의 특성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셀렉티브 스쿨 합격자 가운데 비영어권 출신 자녀들의 비율은 크게 변동이 없는 상태로 확인됐다.
 
셀렉티브 스쿨 전체 입학률 …… 아시아 학생 여전히 초강세

현재 전체 셀렉티브 스쿨 합격자 가운데 비영어권 출신 자녀들은 56%를 차지해 일반 중고등학교 7학년 입학생의 30%와 대조를 이뤘다.
 이런 점에서 제임스 루스 등 명문 셀렉티브 입학생 가운데 비영어권 출신 학생의 비율이 떨어진 것은 가정에서 영어 이외의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아시아 등 교민 2세대 들의 증가 추세에 따른 결과라는 추정도 성립된다.
 하지만 이는 극소수에 불과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아무튼 이번  통계 자료 발표를 전후해 사설학원 열풍에 대한 논란이 여론의 도마에 다시 오르고 있다.
 더불어 비인가 학원의 난립 문제와 자격 미달 튜터 문제 역시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에 따르면 시드니 도심 지역에 운영되고 있는 초 중고생 대상 인가 사설학원은 500여 곳 이상으로 등록 학생들은 시간당 최소 30달러에서 최고 120달러 이상의 학원비를 내야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신문은 ‘NSW주 교육 당국이 셀렉티브 스쿨 입학 지망생의 급증에 따라 정원을 늘리면서 입시 경쟁은 더욱 과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과열 경쟁은 사실상 사설 학원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실제로 올해 역시 셀렉티브 스쿨 합격자의 대다수가 사설 학원이나 사교육을 받았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리고 이들 대다수가 비영어권 출신 학생들인 것. 특히 주목해야 할 사실은 호주에 새로이 정착한 1.5세 자녀일수록 사설 학원 등록률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또 ‘비단 셀렉티브 스쿨 입학시험뿐만 아니라 사립학교 장학생 선발고시에다가 전국 일제학력평가고시(NAPLAN) 시험마저 도입되면서 학원 수강생 수는 급증 추세는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문제는 셀렉티브 스쿨 열기에 편승한 사설학원의 난립현상이지만 이에 대한 교육 당국의 통제력이 전혀 없다는 점’이라며 우려는 나타냈다.

증가 추세의 학부모 항의

 실제로 최근 5년여 동안 사설학원에 대한 학부모들의 항의와 민원 접수 사례는 급증 현상을 보였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더 나아가 사설학원의 강사나 튜터가 대부분 대학생이나 전,현직 교사들이라며 학원 강사 자질 문제와 관련한 민원이가 항의가 많다는 것을 시사했다.
 한편 NSW주 공정거래부는 ‘자녀들을 학원에 등록시키기 전에 사설학원 행동 강령을 명시하고 있는 호주튜터링협회 등의 관련 협회 가맹 기관인지 확인할 것’을 주문했다.
 공정 거래부는 또 학원 강사나 튜터가 적절한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아동 보호 검증 절차를 거쳤는지도 확인할 것을 학부모들에게 당부했다.
 공정거래부는 ‘무엇보다 학부모들이 신중한 판단과 함께 학원 등록과 관련된 조건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일부 학원의 과대광고에도 학부모들이 지나치게 현혹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정부 당국의 이러한 우려에 대한 ‘전형적인 탁상공론 식의 발상이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학원의 장점이 분명 많다”

 스트라스 필드에서 N학원을 운영하는 한국계 A원장(43)은 ‘학원 업계의 경쟁이 어떤 상황인데 자질이 없는 튜터를 고용하고 학원을 대충 운영하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실력 없는 강사나 튜터를 고용하면 학원은 문을 닫게 된다’고 통박했다.
 채스우드에서 A학원을 운영하는 P원장 역시 ‘가장 저렴한 사교육비가 학원에 다니는 것이지만 최상의 학업 성적 결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만은 학부모들이 인정하는 사실’이라면서, ‘셀렉티브 스쿨 입학이나 사립학교 장학생 선발고사 ACER 시험 등에서 학원에 다녔던 학생들이 월등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을 분명한 현실이다’고 강변했다.
 두 자녀를 제임스 루스에 입학시킨 호주 11년 차 학부모 김 모(43)주부는 ‘사교육을 안 시킨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이죠. 그런데 개인 과외의 경우 비교 대상이 없어서 불안하고요. 학원에 보내면 체계적인 교습이 이뤄지고 동급생들 간에 경쟁심도 고조되는 장점이 있다’ 며 현실론을 개진했다.
 한편 노만허스트 보이즈 제프 브루스 교장은 ‘사설 학원에 다니는 것이 권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명문 셀렉티브 스쿨 배정에서 학원 출신 학생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것만은 사실이다’고 시인했다.
 시드니 대학교의 교육전문 학자 크렉 캠벨 교수는 ‘백인 부모들과 아시아 부모들이 가진 자녀의 삶에 대한 시각이 판이했으나 셀렉티브 시험 경쟁이 과열되면서 백인 부모들의 시각도 점차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TOP신문 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