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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한국학교 한국노래 부르기

호주 땅에서 우리 자녀들이 한민족의 뿌리를 잊지 않고 자랄 수 있도록 지난 1992년 개교 이래 민족교육의 사명을 감당해온 호주한국학교(교장 상선희)가 지난 5월26일 “꿈꾸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국노래 부르기” 행사를 열어 모처럼 학부모들에게 동심을 안겨주었다.

호주한국학교가 학생 중심의 다양하고 특색있는 한국어 학습활동과 함께 한국인의 정체성 및 정서 함양을 위한 연례 한국문화체험행사로 개최한 이번 행사는 특히 개교 20주년을 맞아 학생 및 일부 학부모가 참여한 학교 ‘꿈꾸는 오케스트라’(지휘 안일성)가 반주를 맡아 이채를 띠었다.

이날 행사는 8개 학급의 한국노래 및 글자노래 부르기, 가족합창 및 학생 중창, 바이올린 이중주 및 트럼펫 독주, 교사의 깜짝 댄스, 오케스트라의 특별합주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학생 및 학부모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우리 말을 잘 모르는 어린 자녀들의 한국노래 부르기는 단순한 암기행사가 아니라, 몇 달에 걸쳐 각 학급에서 노래를 선정, 가사를 읽고, 뜻을 이해하고 외우고, 소리 높여 부르는 체계적인 단계별 반복연습을 통해 우리말 사용에 대한 자신감과 표현력을 높이기 위한 취지로 기획됐다.

가장 어린 초급 3개반 어린이들은 깜찍한 율동과 함께 각기 ‘10의 노래’ ‘엄마 돼지 아기 돼지’ ‘기찻길 옆 오막살이’를 불러 큰 박수를 받았고 중급 2개반 학생들은 ‘올챙이와 개구리’ ‘꼬부랑 할머니’를 각각 불러 자신감을 뽐냈다.

상급 3개반은 각각 ‘피노키오’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아름다운 세상’을 불러 자못 성숙해져 가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특히 피노키오 노래는 길고 어려운 가사를 3절까지 소화해 어린 동생들의 박수와 함께 도전을 주기도 했다.

호주인 남편과 두 딸이 호주한국학교에 다니는 학부모 조영미 씨 가족은 합창으로 ‘엄마는 아빠를 좋아해’를 부르면서 아빠 브랜든 씨의 놀라운 한글 가사 외우기 실력과 가족의 깜찍한 안무로 큰 호응을 얻었다. 조 씨는 이번 합창을 준비하면서 가족관계가 더욱 돈독해지는 아주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상급반 남녀학생 5명이 준비한 중창 ‘B급 인생’은 1등이 아니면 소외되기 쉬운 세상에서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가사와 멋진 댄스 실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행사를 관람한 한 외국인 청년은 “마치 K-POP 같은 훌륭한 무대였다”며 노래를 배우겠다고 제목을 외워가기도 했다.

행사는 꿈꾸는 오케스트라의 합주 ‘먼 옛날에’와 ‘파란마음 하얀마음’으로 피날레를 장식한 가운데 마지막 곡의 선율이 흘러나올 때는 학생, 교사, 학부모들이 입을 맞추어 함께 노래를 불렀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한국노래를 부를 기회가 거의 없는데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된 것 같고 행사에 참여해 오랜만에 한국노래를 들으니 마치 동심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며 흐뭇해했다.

학생들에게 ‘피노키오’ 노래를 가르친 김지영 교사는 긴 가사의 뜻을 이해하며 재미있어 하고 또 외우느라 고생한 학생들에게 학습효과가 나타난 것 같다며 고마움과 함께 보람을 전했다.

상선희 교장은 “어린 교민자녀들에게 한국노래를 가르치는 것은 영어를 모르는 아이들에게 영어노래를 가르치는 것과 같이 매우 어렵다”면서 “이번 행사는 한국어 공부와 한국문화 체득에 자신감을 심어주는 집중훈련의 기회가 되었다”며 학생, 교사, 학부모 모두에게 감사를 표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