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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한국학교 교지 ‘한국학교 이야기’ 제18호 발간

우리 말과 더불어 우리의 얼과 문화를 배우며 호주 속의 한국인으로 커가는 호주한국학교 아이들의 진솔한 글이 담긴 2009년 교지 ‘한국학교 이야기’ 제 18호가 발간되었다.

호주한국학교는 ‘긍지 있는 호주 속의 한국인이 되자’는 교훈 아래 매주 토요일 페넌트힐스 하이스쿨에서 교민자녀들을 가르치는 한국어 전문 교육기관으로 1992년 개교 이래 해마다 교지 발간으로 한해 교육과정을 마무리짓고 있다.

이 한글 교지는 우리 말과 글은 물론 한국의 전통과 문화, 역사, 한자 교육, 그리고 전통놀이와 같은 한국문화 체험행사 등을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심고 길러 주는 호주한국학교의 폭넓은 교과과정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한국학교 이야기’는 학생들이 한해 동안 배운 한글 솜씨로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냄으로써 한국어 학습의 성취감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하고, 학부모들에게는 호주사회에서 자라는 자녀들의 꿈과 생각, 생활 속의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의 가치관을 이해하고 공감대를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준다.

이번 제18호 교지는 지난 5월 연례 한국문화 체험행사로 가졌던 각종 전통놀이 마당을 특집화보로 다루어 보물찾기에서부터 윷놀이, 제기차기, 굴렁쇠 굴리기, 딱지치기, 사방치기, 공기놀이, 오목, 한복접기 등에 푹 빠져 있는 학생들의 진지한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 자 한 자 열심히 배우려는 듯 꼭꼭 눌러 쓴 초급반 아이들의 글씨에서부터 일기, 편지, 한국문화행사 체험기, 그림으로 풀어보는 속담 퀴즈, 만화로 그려 보는 관용표현, 그리고 ‘20년 후의 나’ ‘약속’ 등 다양한 주제의 글짓기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의 솔직한 생각과 아름다운 정서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특히 광복절을 맞아 ‘백범일지’에 나오는 김구 선생의 글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를 배운 후에 각기 원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이야기한 고급반 작문에서는 ‘세계의 중심이 되는 나라’, ‘세상 사람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나라’, ‘가난한 나라를 도울 수 있는 부유한 나라’, ‘친절하고 행복한 나라’ 등으로 모국에 대한 소망과 사랑을 담아냈다.

학생 글짓기 외에도 호주에서 한국인으로 자라는 자녀를 둔 부모의 입장에서 자녀의 한국어 교육과 관련한 경험을 담은 학부모 글, 재외동포학생 모국방문연수에 대한 모국 방문기, 세계 한국어웅변대회 호주예선 수상 학생 작품, 교민언론에 보도된 학교 소식 등도 실려 있다.

상선희 교장은 ‘죽어가는 언어를 살리는 한글’이라는 제목의 교지발간 인사말을 통해, 말은 있지만 문자가 없는 인도네시아의 한 부족이 그들의 공식 문자로 한글을 채택해 가르치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렇듯 국제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한국어를 배우고 긍지있는 호주 속의 한국인이 되기 위해 올 한해도 열심히 공부한 우리 학생들과, 자녀 뒷바라지에 힘써 주신 학부모님들께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시드니 한국교육원 조영운 원장은 격려사를 통해 한글을 모티브로 하여 패션계의 주목을 받은 패션 작품과 휴대전화의 문자 작성 속도에서 인정받은 한글의 우수성을 예로 들어 “한글은 문자로서의 기능을 넘어 그 가치를 여러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고 지금도 진화하고 있다”며 우리의 한글을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학부모회 황승균 회장은 축사에서 문명이 컴퓨터와 함께 진보하는 시대에 컴퓨터 자판을 통해 말을 문자화시키기에도 한글은 매우 과학적이고 유용하다며 “자랑스러운 우리 글에 대해 더욱 애정을 가지기를 바란다”고 학생들을 격려하고 선생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