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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주 고교 졸업 시험 첫 도입

한국교육원 0 8762
수리와 읽고 쓰기 최저 능력 평가, 불합격자 졸업장 못 받아

서호주가 호주에서 처음으로 고등학생의 졸업능력을 평가하는 최저 학력 시험을 도입한다. 이는 고교졸업생들의 학력 저하를 우려한 대학, 교육 훈련 기관, 기업 경영자들로부터 제기된 것 이다.
피터 콜리어 서호주 교육부장관은 21일 고등학교 10학년생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최저 수리 및 읽고쓰기 평가(online minimum numeracy and literacy assessment)를 2014년부터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연방정부가 3, 5, 7, 9학년생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는 수리 및 읽고 쓰기 전국학력평가시험(NAPLAN)과는별개다. 서호주 주정부는 수리와 읽고 쓰기 졸업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는 10학년생들에겐 재학기간에 추가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재시험 기회도 제공할 예정이다.
최저학력수준이 고등학교 졸업을 위한 요건이 된다는 것이다. 최저학력수준에 미달해 졸업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서호주고교졸업장(West Australian Certificate of Education)을 받지 못한다. 이는 대학에 입학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대신 졸업시험불합격자들에겐 학력보고서(statement of achievement)가 주어진다. 이들은 고등학교를 마친 후 언제든지 졸업시험에 재응시할 수 있으며, 시험을 통과하면 서호주 고교졸업장을 수령한다.
피터 가렛 연방교육부장관은 읽고 쓰기와 수리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모든 조치들은 올바른 방법일 것이라면서도 고등학생에게 읽고 쓰기와 수리교육을 지원하는 것은 "아마도 너무 늦은 조치일 수 있다"고 밝혔다. 가렛장관은 "학생들은 10학년이 되기 전에 전국학력평가시험을 4번 보기 때문에 학교와교사들은 어떤 학생이 추가적인 도움이 필요한지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전문가인 스티븐 딘햄 멜번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력을 기준으로 한 졸업시험의 학생 양분화를 교활하다(insidious)고 해석했다. 딘햄 교수는 "젊은이들의 미래를 갖고 도박을 하는 결정"이라면서 "상위권 학력의 학생들은 졸업을 하겠지만 하위권 학생들은 성적향상이 좀처럼 쉽지 않을것"이라고 지적했다.
딘햄 교수는 10학년때 읽고 쓰기와 수리 학력미달을 평가하는 것은 너무 늦다는 가렛 장관의 의견에 공감을 표시하며 "읽고 쓰기와 수리의 학력격차는 가정에서 시작해서 학교로 계속 이어진다"고 밝혔다.
그는 "고등학교 입학 전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은 교과과정이 언어위주이기 때문에 7-8학년에 난관에부닥치게 된다. 그들이 어리석기 때문이 아니라 학업을 계속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딘햄 교수는 또 졸업시험 불합격자들에게 주는 학력보고서가 그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취업을 방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콜리어 장관은 이번 개혁이 학생들을 편가르기 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라면서 그들은 서로 융화돼서 공부를 잘 해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상진기자 jin@hoj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