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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제2외국어 교육과정으로 상향 조정

한국교육원 0 9186
ACARA, 당초 한국계 학생 위주 과정으로 분류, 총영사관 등 적극 재검토 요청

호주 정규 교육과정에서 한국어가 한국계 학생들을 위주로 가르치는 언어로 결정됐다가, 주시드니 총영사관(총영사 김진수) 등 한국 측의 강력한 건의에 의해 한 달만에 제2외국어 교육과정으로 상향조정됐다.
주시드니 총영사관에 따르면, 호주 연방정부의 교육과정평가원(Australian Curriculum Assessment and Reporting Authority)은 호주 전역에 적용할 소수민족 언어 교육과정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한국어를 아랍어 베트남 현대그리스어 등과 함께 해당 언어를 모국어로 하는 학습자를 위한 교육과정으로 분류, 지난 6월27일 웹사이트에 고지했다.
이와 함께 중국어는 유치원에서 10학년까지 중국계 학습자와 외국어로서의 중국어 학습자를 위한 두 종류의 교육과정과 7학년부터 10학년까지 모국어로서 중국어 학습자를 위한 교육과정을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또 불어 독어 인도네시아어 이태리어 일본어 스페인어는 주로 외국어로 해당 언어 학습자를 위한 교육과정을 개발한다고 발표했었다.
이같은 결정이 이행될 경우, 한국어는 백그라운드(Background) 코스와 헤리티지 코스 밖에 개설할 수 없으며, 비한국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과정은 폐지될 가능성이 크다.  또 각급 학교는 한국어 백그라운드나 헤리티지 코스 개설을 위해 한국계 교사를 채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아예 코스를 개설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지금보다 한국어 교육이 줄어들 수 있음을 의미하며, 이는 한국정부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한국어 해외보급 확대 정책에 차질을 빚게 된다.

이에 따라, 주시드니 총영사관은 주호주한국대사관(대사 조태용)과 공동 대응문제를 협의한데 이어 자체 회의를 갖고, ACARA 측에 호주 전역에서의 한국어 교육 실태에 대해 정확하게 알리고, 한국어 교육과정을 재검토해 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
총영사관은 7월16일(월) ACARA에 올해 현재 호주 전역의 초중등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 5109명 중 한국계(background) 학습자(1293명, 25.3%)보다 비한국계 학습자(3816명, 74.7%)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한국교육원의 통계자료를 전달한데 이어, 7월18일(수)에는 로버트 란달(Robert Randall) ACARA 원장대행을 직접 만나ACARA의 6월27일 결정을 재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총영사관의 윤승서 영사, 이동옥 한국문화원장, 김한주 한국교육원장 등은 란달 원장대행을 만난 자리에서 △호주교장단 연수 △교사 인건비지원과 교사연수등한국정부의지속적인한국어진흥지원노력에힘입어한국어학습자가증가하고있는 최근 상황에 비춰, 이번 ACARA의 결정에 대해 유감의 뜻을 전했다.

또한 한호간의정치・경제・문화분야에서의 긴밀한관계를 감안할 때 호주학생들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학습하는 것은 양국 우호증진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연방정부의 4개 아시아어(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인도네시아어) 교육강화 프로그램(NALSSP)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도 상기시키면서, ACARA의 결정을 재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란달 원장대행은 ACARA는 한국어 학습자 대부분이 한국계(background)라는 자체 자료에 따라 그같이 결정했으나, 한국어 수강생 중 비한국계 학생이 74.7%라는 한국 측의 자료가 맞다면, ACARA 이사회에서 수정여부를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답한데 이어, 7월30일 한국어가 제2외국어 교육과정으로 상향 조정될 수 있도록 재검토를 건의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김진수 총영사 앞으로 보내왔다.
이후 ACARA는 란달 원장대행의 건의를 받아, 한국어를 불어 독어 인도네시아 이탈리아어 일본어 스페인어와 함께 제2외국어 교육과정으로 상향조정 시키기로 결정했으며, 란달 원장대행은 새로운 결정 내용을 담은 서한을 9일(목) 김진수 총영사 앞으로 보내왔다. ACARA는 8일 웹사이트에 기존의 내용을 수정해 공지했다.(www.acara.edu.au/languages.html  참조)

총영사관은 이처럼 ACARA가 불과 한 달 보름만에 기존 입장을 바꿔, 한국어 교육과정을 상향 조정한 것은 그동안 한국어 보급 확대를 위한 한국정부의 노력과 한국어교사협의회를 비롯한 한국어 교육 관계자, 한인사회 등 한국어 교육 진흥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덕분인 것으로 평가했다.

김인구 기자
ginko@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