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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는 호주 미래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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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드 전 총리 “아시아 잘 아는 것이 호주의 최고 비전”

케빈 러드 전 연방총리가 아시아와의 연대를 위해 지적인 국내 대화(intelligent national conversation)를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줄리아 길라드 연방총리를 상대로 한 노동당 대표 경선 도전에서 패배한 뒤 약 6주간 침묵을 지켰던 러드 전 총리는 16일 연설을 통해 호주가 이웃 아시아 국가들을 지속적으로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연방총리로서, 그리고 외교부 장관으로서 21세기 중국의 시대, 아시아의 시대(Asian century)에서 중국을 가장 잘 알고, 아시아를 가장 잘 아는 국가가 되는 것이 호주의 최고 비전이라고 자주 주장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런데 이런 주장을 실현하기 위한 언어적, 문화적 기술을 소유한 호주인들을 우리는 양성하고 있는가.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양 세계의 전진기지인 호주는 종국적으로 세계 최대 경제국 가운데 5개가 포함될 지역인 아시아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것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타이완과 남중국해 군도들에 대한 영토 각축전을 포함한 분쟁 촉발 가능성을 언급하며 아시아가 지구촌의 화약고가 될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

아시아의 부상과 미국과 유럽에서의 계속적인 경제 불안은 수많은 세계 지도자들이 향후 10년간 국제 정치의 방향에 의문을 갖게 만들었다.

▶ 아시아 언어 학습자 감소 경고 = 러드 전 총리는 특히 중국을 언급하며 500년만에 처음으로 서양인도 아니고, 영어를 구사하지도 않으며, 민주주의 사회도 아닌 국가가 세계에서 최대 경제권이 된다는 것을 사람들이 깨닫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에서 아시아권 언어 학습자가 감소하고 있음을 경고하며 개인, 기업 및 국가간 오해의 소지를 증가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는 왜 이것이 중요한지 반문할 것이다. 영어가 현재 세계 공통어임은 확실하다. 아시아의 엘리트들이 모두 영어를 배우는 것도 확실하다. 이들 상당수의 엘리트들이 서양 교육 기관에서 교육받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이는 기껏해야 전체 그림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아마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는 현상의 일부일 수도 있다”면서도 “진실은 아시아권에서 이뤄지는 정치적 논의와 경제적 거래를 포괄하는 대부분의 지적인 대화는 영어가 아닌 언어로 소통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드 전 총리는 수천명의 아시아 유학생들이 호주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아시아 대학에서 공부하는 호주인 유학생은 수백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용자가 약 3억 명으로 추산되는 중국 트위터 웨이보(Weibo)는 중국어가 인터넷의 독점적인 언어임을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드 전 총리는 아시아와의 유대에 관해 올해 내내 논의할 것이라며 “국내 전략을 격상시키기 위해 우리가 해야할 일에 대한 지적인 대화를 촉진할 수 있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그는 “수년간 세계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아시아에 더 많이 머물고 여행했다”며 “나에게 아시아는 호주의 장기적인 미래를 위한 핵심 지역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호주의 미래를 위한 이런 중심적인 도전에 대해 오랫동안 그리고 깊이 있게 고민해왔고, 많은 글을 남겼으며, 아마 너무나 많은 말을 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유럽에서 비교적 최근에 도착한,2300만 인구의 국가로서, 이 방대한 지역에서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개척해야 할까”라고 의문을 던졌다.

러드 전 총리의 강연은 길라드 정부의 아시아 지향 정책과 일치한다. 길라드 정부는 2011년 9월 말 “향후 10년 이상 중국과 인도 기타 아시아 국가의 급속한 성장에 호주가 관심을 두고 모든 정책을 조정해야 한다”면서 백서 ‘아시아 시대의 호주’(Australia in the Asian Century) 발간을 켄 헨리 전 재무부 차관에게 위임했다.

아시아와 관련된 호주의 경제정책 및 정치적 대응, 전략적 변화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되는 백서는 올 중반 경 발간될 예정이다.

권상진 기자 jin@hoj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