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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산업 수입 30억 달러 공중분해

한국교육원 0 8568
2010년 172억 달러서 2011년 139억 달러로 급감
“유학산업에 대한 최악의 우려가 현실화 됐다”

기술이민 강화, 유학생 폭행 등으로 고전하던 유학산업이 지난해 호주달러 강세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전체 수입 규모가 20%나 급락했다.
호주통계청(ABS)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호주를 찾는 유학생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2011년 유학산업의 수입 규모가 30억 달러나 줄어들었다. 유학산업은 호주의 최대 서비스 수출 산업이다.

유학산업의 수입 규모는 2010년 172억 달러에서 2011년 139억 달러로 급감하며 2007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나타냈다. 유학산업 연간 수입은 2009년 177억 달러로 최고였으며, 2007년 122억 달러, 2008년 151억 달러였다.
영어 어학 과정을 제공하는 칼리지들을 대표하는 호주영어협회(English Australia)는 연방 정부가 상당한 위기에 처한 유학산업을 돕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영어협회의 수 블런델 회장은 “만약 이런 불상사가 제조업에서 발생했다면 정부는 달리 대응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멜번대학의 대학교육 전문가인 사이몬 마진슨 교수는 “유학산업 하락세에 대한 최악의 두려움이 현실이 됐다”면서2007년 이래 증가했던 유학산업 수입이 한꺼번에 사라져버렸다고 밝혔다.

마진슨 교수는 정부가 지난해 학생 비자에 대한 나이트 보고서(Knight review)의 권고안을 수용하는 것이 옳았음을 이번 결과가 입증했다고 해석했다. 나이트 보고서는 학생 비자 심사를 수월하게 하고 대학생의 근로 조건도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마진슨 교수는 “우리는 유학원, 학부모 및 학생들을 대상으로 유학의 문이 다시 열렸고 호주는 유학생들을 여전히 환영한다고 설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언젠가 유학생이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얄멜번공대(RMIT)의 교육 분석가인 가빈 무디 박사는 유학생 하락세가 단기 영어 어학 프로그램에 가장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 국가 경제에 치명타 우려 제기 = 일부 교육 전문가들은 유학생 감소가 대학에 치명타를 가해 그 피해가 국가 경제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는 상황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딜로이트엑세스이코노믹스(DAE)는 보고서를 통해 유학산업 침체가 대학들보다 국내 경제에 더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며 2015년까지 5만 7000명의 일자리와 국내총생산액의 62억 달러를 감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딜로이트 보고서는 대학생들의 재학 기간이 길어지고 등록금도 인상되기 때문에 대학 등록률 하락은 다른 교육 분야 보다 경제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유학산업 하락세는 직업교육과 영어어학 분야에 집중됐다. 이들 두 분야는 지난해 유학생이 16% 이상 급감했다. 이는 2008년과 2009년에 직업 칼리지들이 이민 관련 사기에 휘말리면서 연방 정부가 도입한 개혁안을 반영하는 것이다.
지난해 신입생은 5% 감소했지만 대학 등록률은 안정세를 보였다. 대학들은 특히 올해부터 적용된 내국인 신입생 정원 제한 철폐로 2007년 이래 15만 명의 신입생이 증원되는 혜택을 입었다.

그러나 무디 박사는 대학들이 영어어학 유학생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해왔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대학 재학생들에게 승인된 학생비자의 절반 이상이 주로 직업학교나 영어어학 과정을 마친 학생들인 국내에서 지원한 유학생들에게 주어졌다.
연방 야당의 브렛 매이슨 교육 담당 의원은 최근 3년간 예상됐던 ‘완벽한 태풍’(perfect storm)이 마침내 유학산업을 강타했다고 지적했다. 매이슨 상원의원은 다만 유학 수요에 대해선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센트럴퀸슬랜드대학(CQU)의 유학생 연구원인 앨리슨 오웬스 씨는 나이트 보고서의 개혁과 대학 교과과정의 세계화가 유학생 등록으로 연결되기 위해선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상진 기자 jin@hoj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