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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유학비용 10년 새 166% 껑충

한국교육원 0 9141
연간 체류비 미국 영국보다 높은 4만여 달러, 대학과정은 호황
 
호주 달러가 고공행진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호주는 전통적으로 영어권 국가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유학 비용이 저렴해 미국이나 영국에 비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 이에 힘입어 호주의 유학산업은 관광업, 천연자원업과 함께 호주 경제의 대표적 수출 효자 산업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호주 유학비용이 무려 166%나 증가해 호주가 ‘저비용 고효율’ 영어권 국가로서의 매력을 급속히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유학비 영미 능가=모나시 대학의 밥 비렐 교수는 이제는 호주교육계에 ‘역풍’(headwinds)이 불고 있다며 “유학생, 특히 중국이나 인도 등지에서 오는 학생들은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미국으로 가길 원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002-9년까지 유학 붐이 일던 시절엔 호주가 유학비 측면에서 이점이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역전됐다고 덧붙였다.
 
마이클 채니 NAB은행 회장이 이끄는 국제교육자문위원회(IEAC)의 의뢰를 받아 보스턴컨설팅그룹(BCC)이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호주에서 공부하고 체류하는 비용이 연간 미화 4만 4천 달러(이하 모두 미화)로 2002년에 비해 무려 1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만 7천 달러인 미국이나 3만 달러인 영국에 비해 높은 수치다.
 
보고서는 2001년 911테러 이후 유학생들이 미국을 기피하면서 10년간 호주는 상대적으로 ‘반사 이익’을 누려왔지만 향후 10년간은 힘들 것이라며 그 가장 큰 이유로 호주 달러의 고환율을 지적했다. 그러나 학부 이상(higher education)의 대학과정(이하 대학과정)은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있으며 2009년 수준으로 안정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자정책 대학과정에 유리, 교육의 질 유지 중요=BCC의 앨란 오슬렌 연구원은 대학과정과 직업교육과정의 차이를 언급하며 유학산업을 ‘서로 다른 속도를 내는 산업’(two-speed industry)라고 표현했다. 그는 2009년 전체 유학생 중 36%에 불과하던 대학과정 유학생이 2020년에는 50%에 달하는 반면 2009년 33%였던 직업교육과정 유학생은 2020년에는 16%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비자 정책이 2009년 당시에는 직업교육과정 유학생에 유리했으나 이제는 대학과정 유학생에 유리하도록 개정된 것이 직접적인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대학과정 이상 졸업생들에게 주어지는 졸업후 근로 비자는 유학산업 경쟁국인 영국에서는 더 이상 발급하지 않고 있고 미국에서는 아예 실시조차한 적이 없다(미국의 경우 학업 종료 후 약 1년 간의 실습비자(Optional Practical Training)가 주어지지만 호주의 졸업후근로 비자에 비해 지극히 제한적이다).
 
보고서는 졸업후근로 비자, 대학 이상 과정 유학생 증가와 같은 호재를 호주유학산업이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의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교육의 질을 유지해 호주대학 졸업장이 국제 시장에서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기운 기자 freedom@hojudonga.com